자취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짐이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이다.
나의 자취방은 작지만 깨끗하고, 햇빛이 뜨거운, 밝아서 기분좋아지는 방이다.
하지만 햇빛이 뜨거운 만큼 무지무지 덥다. 하필 가장 더울 때 들어가서 고생한다고 부모님은 뭐라고 하시지만
친구의 말마따나 햇빛이 잘 들면 겨울엔 따뜻하다고 하니 그 말을 위안삼아 여름을 잘 버틸 수밖에..
아무튼 4년차 기숙사 죽순이에서 벗어나 처음 시작하는 자취생활, 아직까지는 괜찮다.
그토록 꿈꾸던 혼자만의 생활인데 좋다가 아니라 왜 괜찮다니 라고 묻는다면...
'생각만큼 즐겁지만은 않아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 만큼 책임감이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청소도 요리도 혼자서 다 해결해야 하니 마냥 편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된다.
비록 일주일이지만 나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 하루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경험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태하게 보낸 날과 계획을 세워 미루지 않고 실행했던 하루는
기분부터 달랐고, 그 후의 마음가짐도 달랐다.
그래서 자취생활은 내가 성장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시험과도 같은 느낌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나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삶을 살았다.
남들 앞에서는 부지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기숙사 생활은 늘 신경을 써야 해서 불편했다.
학기중에 남들 시선 신경쓰는데 너무 힘을 쓴 나머지 방학만 되면 나태해지고 제대로 잉여인간의 모습을 하곤 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나를 조금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고맙다. 아주 조금.
남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고, 지나치게 사랑받길 추구하면서 마음이 이리저리 긁혀 피가 나고 다시 아물기를 반복했다.
상처는 비록 없어지지 않겠지만, 이제는 항상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생활에서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때문에 남 눈치보지 않고 온전한 선택으로 일상을 채울 수 있는 자취생활은
내가 오롯이 성장하기 위한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나를 시험하는 선택의 순간에서, 오직 나와의 경쟁에서 꼭 이기고 말리라.
요런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고 소녀스러운 자취방으로 꾸며보고 싶은데, 현실은 먹고 살기도 바쁘다ㅜㅜ
그래도 계속 자취 생활을 하다보면 방꾸미는 노하우도 생기겠지? 뭐든 부지런해야 할 수 있다.
'지봄씨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날로그적 삶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기 (0) | 2013.10.12 |
|---|---|
| 도서관 창가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이 좋다 (0) | 2013.09.09 |
| 짐덩어리 내려놓기 (0) | 2013.08.02 |
| 계획의 즐거움 (0) | 2013.07.18 |
| 노자의 격려 (0) | 2013.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