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불교철학의 이해'란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다.
사실, 첫 수업을 듣고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취소하려고 벼르고 있었던 터였기에
내가 지금까지 이 수업을 듣고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담당교수님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취소를 하지 않은 이유는 '동양철학 공부를 열심히 해보자!'는 처음의 다짐이 다시금 떠오르기도 했고,
무엇보다 변경기간 마지막 날 중요한 일이 있어서 잊어버린 것이다.
여차여차해서 듣게 된 두 번째 수업.
시계만 쳐다보게 만드는 수업이라고 여기고 있던 내가 어느새 시계가 아닌 교수님 얼굴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물론 수업 내용이 아닌 그 외 다른 이야기에 집중한 것이긴 하지만..^^)
나의 눈길을 끈 그 이야기는 '학문적 지식을 버려라. 이를 통해 지식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노자의 말이었다.
참, 내 행동을 돌아볼 수 없게 밖에 만드는 분이시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심하게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심지어 친한 친구와 이야기할 때도 나의 모습이 어떤지, 나의 말이 재미가 있는지, 나의 행동이 옳은지 늘 고민했다.
완벽주의에 걸려버렸달까.
특히 토론 수업에서는 적극적일 수가 없었다.
완벽한 의견을 내지 못하면 실패라 생각했고, 그 실패가 두려웠던 것이다.
결국 내 의견이 없어져 버렸다. 꽁꽁 숨겼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대학생이 되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보니 다행히도 완벽주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때면 불쑥 찾아온 감기에 걸린듯 늘 고통스럽다.
그렇게 완벽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다보니 어느새 나는 지식에 집착하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 노자는 집착하지 말라고, 지식이 전부는 아니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아직까지도 여러가지의 족쇄에 묶여 허둥대고 있는 나에게 노자의 말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한참 동안 서양철학만 공부하다 오랜만에 접한 동양철학은 운좋게도 고루함에 벗어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다.
더 많은 자극을 얻기 위해 1학년 때 읽다 만 노자의 도덕경을 다시 펼쳐든다. 아, 그는 나에게 또 어떤 격려를 해줄까.